루블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게토와 수용소가 존재했던 지역으로, 다크 투어리즘 필수 관문이다. 그럼 이번에는 그로츠카 게이트 Grodzka Gate 와 그로츠카 게이트 NN 극장 Grodzka Gate – Teatr NN 을 들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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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로츠카 게이트 Grodzka Gate
그로츠카 게이트는 루블린 구시가지와 유대인 지구를 잇던 성문으로, 과거 이곳을 통과해 수많은 사람들이 왕래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점령 차하 유대인 게토가 형성된 곳이기도 해 홀로코스트의 상흔이 짙게 남아 있는 상징적인 지점이다.
사람을 연결하던 통로가 구분하는 선이 되었네.
2. 그로츠카 게이트 – NN 극장 Grodzka Gate – NN Theatre
루블린 유대인 공동체의 기억을 되살리는 공간으로,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유대인들의 이름과 그들이 살았던 거리, 집, 삶의 흔적을 기록하는 전시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혼자 관람할 수 없고, 도슨트와 함께 해야만 볼 수 있다. * 최소 하루 전 예약이 필수이며, 도슨트는 영어와 폴란드어로만 제공된다.
늦은 오후 워크인으로 방문했다가 전시를 보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 도슨트를 예약해야한다는 안내를 들었다. 보통 영어 도슨트는 오후 12시에 진행된다. 그 날 저녁 홈페이지에 방문해 예약을 하려고 보니, 영어 도슨트는 모두 매진이 된 거다. 하지만 NN극장 전시를 꼭 보고 싶었던 나는 오전 11시 폴란드어 도슨트를 신청했다.
그리고 다음날 NN 극장을 찾아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영어 도슨트를 붙여주는 게 아닌가. 예약자가 나 혼자라 가능했을 수도 있다. 덕분에 1대 1 프라이빗 도슨트를 받게 됐다 하하. 첫 전시장에서는 유대인 생존자나 그 후손들의 음성 인터뷰가 녹음된 청취형 전시가 마련되어 있었다. 폴란드어를 알아듣지 못해, 그저 현대 미술 작품 보는 느낌이었다.
NN 극장의 NN은 No Name 의 약자로 이름이 없다는 뜻이다. 홀로코스트로 기록조차 남지 못한 무명의 유대인 희생자를 뜻한다고 한다.
도슨트 선생님. 루블린 성과 유대인 게토 지역 위치를 알려주시는 중,
원래 루블린 성 주변에는 유대인 지구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나치 점령기에 건물 상당수가 파괴되거나 철거되었고, 전후 재개발로 인해 그 흔적은 거의 남지 않게 되었단다. 현재 이 일대는 공원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당시 유대인들의 일상 생활을 담은 사진들.
아카이브 방. 루블린에 살았던 유대인들의 사진, 편지, 일기, 행정 서류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무명의 유대인들에게 이름을 찾아주는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고.
파일 한 개당 한 사람의 정보가 담긴다. 홀로코스트로 사라진 이들의 이름, 가족관계, 직업, 생활상 등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확인 및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시며 파일을 보여주셨다. 예를 들면 "영등포구 12번지 건물 1층에 살았던 아무개는 빵집을 운영했다." 이런 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름 없이 사라져간 이들 모두, 자기 자신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모두 울면서 태어나, 어머니의 젖을 먹고 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해왔고,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마음이 아려왔다.
옛 사진들을 모아둔 슬라이드 뷰어.
한 소년의 일생. 8살 즈음부터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루블린 주요 건물들을 하나 하나 짚어주신다.
NN 극장은 루블린의 아픈 역사를 기록하려는 진심이 만들어낸 특별한 공간이었다. 현지인이나 여행자 모두, 이곳을 통해 홀로코스트가 남긴 상흔과 그 뒤에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루블린을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물론 영어가 되면 좋다.
루블린에 오셨다면 꼭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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