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맛집, 백종원 추천 ‘랄레 이슈켐베지시’ 터키식 해장국 후기

이스탄불에서 터키 전통 해장국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시라. 랄레 이슈켐베지시 Lale İşkembecisi. 독일에 살면서 국밥 구경 백 년 정도 못하다가 얘 먹고 기절했습니다. 기. 절. 두 번 갔습니다.
 
 
 
 

랄레 이슈켐베지시 Lale İşkembecisi

32T, 35C, 36T, 46T 등 버스를 타고 Tarlabaşı 역에 내려 걷거나, M2 지하철을 타고 탁심 역에 내려 걸어가면 된다. 탁심 광장, 이스티클랄 거리에서 아주 가깝다. 숙소가 탁심, 이스티클랄 거리라면 꼭 가보시라. 주소는 Şehit Muhtar, Tarlabaşı Blv No:5, 34435 Beyoğlu/İstanbul, Türkiye

 
 
 
일단 이슈켐베 초르바스 İşkembe Çorbası 시키고. 이슈켐베 초르바스는 소나 양의 곱창을 푹 끓여 만든 국물 요리로, 간단하게 말하면 터키 해장국이다. 이 레스토랑에서 이슈켐베 초르바스는, 우리 나라로 치면 돼지 국밥집에 돼지 국밥 포지션. 기본이자 가장 맛있는 메뉴랄까.

 
 
 
그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해장국이 있다. 두번째로 왔을 때는 콜 파차 초르바스 Kelle Paça Çorbası를 먹었다. 두번째로 잘 나가는 메뉴라고 한다. 콜 파차 초르바스는 소나 양의 머리를 끓여 만든 머리 고기 해장국이다. 얘는 고추 기름이 들어가 있어 아주 아주 아주 살짝 매콤한 느낌이다. 한국인에게 하얀 국물이나 다름 없는 정도였지만 하하.

 
한국인은 밥이 필요하니 함께 시켰다. 국에 빵은 안 될 말이다. 근데 공기밥 하나에 140리라, 한화 5,600원은 더 안 될 말이다. 이 녀석들아.

 
 
마지막으로 아이란 하나. 처음엔 아이란 정말 맛 없었는데, 현지에 왔으면 현지의 것을 만끽해야지하는 마음으로 계속 먹었더니 맛있어졌다! 신기할 따름.

 
 
 
주문 후 직원분이 빵과 고추 절임, 그리고 물을 가져다주신다. 저 물은 공짜가 아니다. 공짜인 줄 알고 먹었더니, 계산할 때 20리라가 청구되어 있더라.

 
 

20분 쯤 지났을까. 드디어 서빙된 이슈켐베 초르바스İşkembe Çorbası! 기름 떠다니는 뽀얀 국물 보자마자 황활해 미칠 지경이었던 나. 독일 살면서 국밥 구경 못한지 일 년 됐다고 했죠 제가? 하 너무 맛있었습니다.

 
 
 
두번째로 왔을 때다. 사장님이 내가 한국인인 걸 0.01초만에 눈치채고 백종원 직접 봤다고 자랑하셨다. 하하. 10분 정도 어디 안 가시고 계속 사진 보여주심. 나는 리액션 장인이니까 하하호호했다.

 
 
사장님과 수다 떨다보니 나온 콜 파차 초르바스 Kelle Paça Çorbası.

 
 
 

그런데 사장님께서 갑자기! 갑자기 이렇게 먹어야 완전히 터키식이라며 고춧가루, 식초, 레몬즙 투하하셨다. 잠시만요!!!! 사장님!!!!! 사장님!!!!! 저는 식초와 레몬즙 뿌리고 싶지 않았어요!!!!! 전 한국식 국밥을 너무나 그리워하는 외노자라고요!!!!!

 
 
그렇지만 완전히 터키식 해장국이라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한 입! 아무리 생각해도 식초, 레몬즙은 안 뿌리는 게 맞다. 뿌려도 레몬즙 조금 정도가 한국인 입맛에는 딱 좋을 듯 하다. 그럼에도 너무나 맛있었던 머리고기 해장국! 개인적으로 이슈켐베 초르바스보다 얘가 더 맛있었다. 고기도 두툼하고!

 

 
 
밥 한 숟가락, 국물 한 숟가락 너무 소중해서 조금씩 음미하면서 먹었다. 국밥 못 먹은지 백 년 만에 이렇게 만날 줄이야! 튀르키예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배부르게 먹었으니 가게 구경이나 해볼까요. 여긴 2층. 이 날 일정이 애매해서, 오픈 전에 밥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고 들어왔다. 그래서 손님이 없음

 
 
 
계단을 내려가면.

 
 
 
1층.  

 
 
 
주방. 여기서 사골 끓이는 냄새가 폴폴 난다. 황홀경.

 
 
 
국 하나에 밥 하나, 그리고 마실 것까지 하면 400리라 정도 나온다. 한화로 16,000원 쯤 되는 돈. 이스탄불 물가가 미치게 올랐긴 올랐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나야 국물만 봐도 기절가능한 상태였어서 미친듯이 만족해 두 번 씩이나 갔지만, 한국에서 놀러온 분이라면 글쎼. 이 돈 내고 터키식 해장국 경험 한 번이면 족할 것 같다. 맛은 있으나 한국에는 너무 맛있는 국밥과 해장국이 넘쳐나니까. 하 뼈해장국 먹고 싶다.